“이제 급매는 없습니다”… 서초동 중개업소의 풍경
지난 10일,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서 서울 주요 단지의 공인중개업소 풍경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금 부담’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팔아달라던 매도인들이 이제는 “급할 거 없으니 가격을 올리겠다”며 태도를 바꾼 것인데요.
서울 서초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주 22억 5,000만 원에 나왔던 급매물이 유예 종료 직후 25억 원으로 몸값을 높여 다시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불과 며칠 사이 호가가 2억 원 이상 뛴 셈입니다. 이제 시장에서는 “올해 초 같은 가격은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데이터가 증명하는 ‘매물 증발’ 현상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지난 5월 9일 이후 단 이틀 만에 6만 8,495건에서 6만 5,682건으로 약 2,800건 이상 급감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지역은 강남 3구입니다.
- 서초구: 397건 감소 (서울 내 최다 감소)
- 강남구: 289건 감소
- 송파구: 208건 감소 (3월 말 이후 처음으로 5,000건 밑으로 하락)
이처럼 매물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이유는 명확합니다.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데드라인’이 지나자, 다급하게 팔 이유가 사라진 집주인들이 매물을 대거 거둬들였기 때문입니다.
“안 팔리면 전세 주지 뭐”… 매매 대신 임대차로 선회
전문가들은 이번 매물 급감이 단순히 거래가 완료되었기 때문이라기보다, ‘매물 철회’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양도세 중과 압박을 받던 다주택자들이 매도를 포기하고 전세나 월세로 돌려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것이죠.
실제로 서초구의 경우 매매 매물은 줄었지만, 전세 물량은 같은 기간 100건 이상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강남 역시 전·월세 물량이 소폭 증가하며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남은 변수는? ‘비거주 1주택자’ 규제 완화 여부
현장 중개사들은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매물들이 “가격 협상이 어려운 콧대 높은 매물들”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관련 규제 내용이 어떻게 확정되느냐에 따라 숨어있던 급매물이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마치며: 다시 시작된 매수·매도자의 ‘눈치 게임’
양도세 중과 재개라는 대형 이벤트가 지나가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은 다시 한번 관망세에 접어든 모양새입니다. 매도자는 호가를 높이며 버티기에 들어갔고, 매수자는 갑자기 오른 가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하방 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의 후속 규제 완화 여부가 향후 시장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분들이라면 지금의 ‘호가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장기적인 추세인지 면밀히 살펴볼 시점입니다.
